가을 보양식2-버섯

가을을 맞아 산에 오르면 오래된 나무 주변에 버섯이 꽃처럼 자라고 있다. 일전에 화암사(華巖寺)에 갔다 내려 오는 길에 땅바닥에 올라온 버섯을 보고 한참을 들여다 봤다. 사람이 뜸한 길 가장자리나 나무 둥치가 아니라 사람이 다니는 길 위에 버섯이 들꽃처럼 피어 있는게 신기했다. 이름도 모르고 식용인지 알 수도 없었지만 사람들 발에 밟힐까봐 마음이 편치 않았다.

   표고버섯과 석이(石耳)버섯을 구하러 시장에 갔다. 표고는 흔하게 있는데 석이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절벽에서 자생하는 석이가 가격도 비싸고 많이 찾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급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슈퍼에서 직접 전을 부쳐 팔고 계시는 사장님이 시장 사정을 잘 알거 같아 여쭤봤다. “저기 가면 버섯 전문점이 있어요버섯 전문점이라는 말도 재밌고 해서 가보니 석이 버섯이 눈에 띤다. 검고 잘 펴서 부서지지 않은 석이버섯을 골랐다. 향이 좋은 표고도 샀다.

 버섯  표고는 마고(蘑菰)라고 하는데 맛이 달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진귀하게 생각해 국과 고깃국, 채소를 먹을 때 마고가 들어가면 좋은 음식으로 여겼고 신()을 즐겁게 하며 위()를 열어준다고 하였다.  

   땅에 나는 버섯은 토균(土菌)이라 하고 밤에 빛이 나거나 벌레가 지나가지 않는 것 위에는 털이 있고 아래에 무늬가 없고 위로 말려서 붉은 것은 독이 있다고 했다. 생강가루를 이용해 색이 검게 변하면 독버섯이라고 했다. 가을철 독버섯을 먹고 위험한 경우가 종종 생길 수 있으니 눈여겨 볼 일이다.

   석이는 맛이 달고 성질은 평()하며 독이 없고 오래 먹으면 안색이 좋아진다. 배고프지 않게 하고 대변과 소변을 작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정()을 보탠다고 했다. 버섯은 칼로리도 낮고 면역력을 키워 주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있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숲 속 이끼 위에서 자라는 버섯은 은은하고 독특한 향으로 우리의 입맛을 자극한다. 표고가 제철인 지금 가을 볕에 말려 겨우내 가을 향을 즐겨보자.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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