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정령 연 이야기

조용하게 펼쳐진 버드나무 사이로 무리지어 떠 있는 초록의 잎사귀들. 그 위를 수놓는 분홍빛 꽃잎들. 우리가 친숙하게 보아온 모네의 <수련연작>의 모습이다. 모네는 86년의 긴 생애 중 마지막 30여년을 자신이 심고 가꾼 일본식 정원에서 수련을 그리며 보냈다.

 수련  당시 일본 문화에 깊이 매료되었던 모네는 가장 동양적인 꽃을 수련이라고 생각했다. 흔들리는 물위에 떠서 시시각각 색과 형태가 바뀌는 수련이 빛과 형태, 시간의 상관관계를 탐구하던 그에게 좋은 소재가 된다.
 
흔들리는 물결에 떠서 하늘마저 반사하는 수련이 당시 백내장이 와 시력이 현저히 떨어졌던 그에게는 색의 덩어리로 다가왔을 것이다.
   종류는 좀 다르지만 수련이나 연이나 물 속에서 자라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식물이다. 이 독특한 모습과 특징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연은 뿌리에 해당하는 연근에 녹말 형태로 영양성분을 저장한다. 특유의 실처럼 끈끈한 성분은 뮤신이다. 이는 세포를 구성하는 주성분인 단백질의 소화를 촉진시켜주며 위벽 보호기능이 있다. 특히 연근은 지혈작용이 뛰어나 코피가 나서 멈추지 않을 때 연근을 사서 갈아먹이면 좋은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련2 연잎 역시 뛰어난 해독작용과 항균성분이 있어 음식이 쉬 상하지 않게 해준다. 장을 담근다음에 독 위에 덮어주면 하얗게 곱이 끼는 것을 막아준다. 연잎 차를 마시면 피가 맑아져 안색이 고와진다고 한다.

연밥은 3대 주요 영양소와 비타민 무기질이 고루 들어 있어 우수한 영양 공급원이다.  연육, 연실, 연자, 상련, 종자, 연자육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우울증이나 신경과민에 좋으며 식욕부진, 소화불량에도 효과가 좋다. 연씨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발아조건만 맞으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싹을 틔운다.

연꽃의 노란 수술을 말려 낸 가루는 치질 치루에 좋다고 한다. 연방은 찢어 연잎과 함께 차를 끓여 먹기도 한다. 이제부터는 어린 연방은 요리를 해먹고 크고 쇤 연방은 말렸다가 차를 끓여먹으면 된다. 성질도 순해서 심심을 편안하게 해준다.

연은 진흙탕 속에서 고고하게 꽃을 피워 올려 불교권에서 사랑을 받고 맑고 정갈해 유교에서도 선비의 벗으로 사랑 받았다. 새로운 것과 동양정신에 매료됐던 19세기 인상주의 화가 모네에게도 연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였다. 건강과 멋을 추구하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서유구 선생이 전하는 정조지 속의 연은 무척이나 귀한 존재다.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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