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지 복원을 하며 제일 신나는 일중에 하나가 새로운 식재료를 구하러 가는 모험길이다. 연꽃 만두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즉각 연이야기가 시작됐다. 우리에게 제일 친숙한 연근부터 초파일 연등으로 많이 본 연꽃 물방울이 도르르 떨어지는 연잎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연방, 연실 연자 이야기가 나오자 다들 자신 없어한다. 사실 연은 꽃이 예뻐 멀리서 사진 찍는 배경으로 본거지 자세하게 관찰한 적이 없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근처에 봐뒀던 연방죽에 가서 궁금증을 해결하기로 했다.
연근 채취를 위해 농사짓는다고 하니 나머지 관심없는 부분이 우리에겐 보물이다. 서유구 선생이 연방은 어린것을 고르라고 하셨으니 어린 순을 따듯 조심스레 연숲을 살펴봤다.
가급적 노랗고 작고 여린 것들을 골라 꺽어 보았다. 대를 당겼지만 긴 허리의 탄성으로 저항이 만만치 않다.억지로 비틀린 자리에선 하얗고 끈끈한 즙이 나온다. 맛을 보니 씁쓰레하다. 다행이 강한 맛은 아니다. 내친김에 연꽃도 따고 잎사귀도 몇개 땄다. 연꽃은 어찌나 약한지 꽃잎이 뚝뚝 떨어졌다. 물에 담가 가져왔다.
연구소에 가져와 보니 너무 예뻐 한참을 들여다봤다. 폭신폭신해서 속을 비우고 소로 채우면 어떤 모습에 어떤 맛일지 다들 기대가 크다. 채취 시기도 정해져 있고 시중에 잘 팔지도 않으니 연꽃만두는 귀하디 귀한 음식이다.
연꽃속에 독특한 모습으로 씨앗을 담고 있는 연방이 신비롭다. 생명을 잉태한 연방으로 속을 채운 연꽃만두의 의미와 발상이 놀랍다. 햇빛과 물을 풍부하게 빨아들여 맺은 결실을 맛볼 수 있는 연꽃 만두는 그 이름만큼이나 운치있고 농밀하다.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