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식탁 용품의 아름다움

조각상보음식을 준비해서 밥상을 차리기까지는 단순하게 음식을 만드는 행위만이 들어가는게 아니다. 상차림에는 상을 받는 사람을 고려한 음식 선별부터 시작해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음식을 통해서 신체에 필요한 영양도 취하지만 더 나아가 정서적인 면까지 충족을 시킨다. 정성스런 상차림에는 예의와 존중이 베어 있으며 전통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유교를 바탕으로한 질서를 존중했고 이는 상차림 속에도 잘 나타나있다. 겸상 보다는 주로 독상을 받았으며 어른을 위주로한 상차림 문화가 발달했다. 밥을 하면 먼저 가장의 밥을 떠서 아랫목에 묻어 두거나 밥망에 넣어 식지 않도록 보관했다. 밥망에는 예쁜 자수를 놓아 보온성과 함께 정성스런 마음을 표현했다. 일상에서 하는 행위 하나하나가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고 예를 실천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짜여져 있었다.

  상보는 조각천을 모아 사방으로 이어붙여 기하학적인 문양을 만들고 고리를 달거나 끈을 붙여서 조형미를 더했다. , 맨드라미, 빈낭, 밤송이, 소목, 뽕나무 뿌리, 상수리나무, 꼭두서니 같은 식물성 재료와 동물의 피나 즙, 보라 조개, 붉은 나무에 기생하는 벌레같은 동물성 재료, 흙이나 진흙 같은 광물성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색깔의 천을 만들어 이용했다

  지금 같이 화학 염료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천 자체도 귀해 한 조각 한 조각 소중하게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여름철에는 모시조각을 이용해 음식이 쉬 상하지 않게 통풍성을 강조했다. 안 쪽에는 음식이 닿으면 베지 않도록 유지를 덴 상보도 있다. 상보 가운데에 수를 놓고 수술을 달아 상보 자체 만으로도 상과 더불어 밥을 나중에 먹는 사람이 존중 받는 느낌이 들게 했다.

  수저도 수저집을 만들어 보관해서 먹고 쓰는 용품을 통해 일상에서 예를 실천할 수 있도록 섬세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수저와 젓가락도 남녀의 구별이 있어 서로 섞이지 않고 각자의 것을 쓰도록 되어 있다. 색깔과 모양을 통해 음양오행의 질서를 보여 주고 있다.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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