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퇴근길 생선구이집의 고소한 고등어, 꽁치구이 냄새는 발길을 잡는다. 거기다 특유의 지글지글 굽는 소리와 작은 껍질 터지는 소리는 더욱 참기 힘든 유혹이다. 은은한 연탄불 구이나 숯불 구이는 왜 이렇게 맛이 좋을까?
집에서 가스불에 굽거나 캠핑을 가서 센 장작불에 잘못 구우면 수분은 다 날아가 타고 뻣뻣한 생선토막만 남는 경우도 많다. 겉은 노릇노릇하고 속은 부드러운 구이의 비결은 불에 있다. 고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고기는 육즙은 유지되면서도 부드러워야한다.
고기나 생선이 익는 이유는 가스나 숯불, 연탄불로부터 나오는 복사열과 뜨거워진 공기의 대류현상에 의해 익는다. 달궈진 석쇠로부터 전도된 열도 역할을 한다. 그릴 자국을 일부러 내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려고 시간을 늦추기도 한다.
가스불과 달리 숯불에는 원적외선이 많이 나와 구이가 훨씬 맛있다. 순간적으로 고온을 내는 가스불 보다는 음식물의 속까지 도달해 익혀주는 숯불의 원적외선이 고기와 생선을 고루 익혀준다. 또 숯불에서는 근적외선도 나와 공기 같은 매개체를 통하지 않고 바로 음식물에 열을 전달한다. 이렇게 하면 겉과 속이 고르게 익어 껍질은 뜨거운 공기층으로 순식간에 열변성이 일어나 껍질이 막이 되어 육즙을 가두고 속은 고르게 익는 맛있는 구이가 된다. 단 주의할점은 숯불이나 연탄불의 경우는 불과의 거리를 적절하게 조절하며 구워야 타는 것도 막고 데워진 공기층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