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이 가진 자연독

날이 추워지면 자연히 생각나는게 뜨끈한 국물일 것이다. 뜨겁고 시원한 국물하면 복탕을 빼놓을 수 없다. 쫄깃하고 담백한 복에 시원한 미나리가 어우러져 속까지 시원하다.

  그런데 복어에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자연독이 있다. 복어의 독성은 복어의 종류와 계절, 부위, 조직,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복어의 독은 주로 생식선과 간, , 및 피부에 존재한다. 특히 산란기인 12월부터 6월은 독성이 더 강해진다. 이 자연독은 암컷복어가 수컷 복어를 유인할 때 페르몬으로도 사용한다고 하니 자신을 보호하면서도 유혹의 수단인 셈이다. 독의 양극성이다. 물에 잘 녹지 않고 유기용매에도 녹지 않으며 내열성이 있어 120도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하여도 파괴되지 않는다.

  복지리겨울에 시원한 맛을 내는 바지락과 홍합역시 유독 성분을 가지고 있다. 바지락의 유독성분은 venerupin이며 물과 메탄올에 잘 녹지 않고 내열성이 있다. 연근해의 오염으로 유입된 독성 물질이 패류의 체내로 가서 농축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사율이 50%정도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홍합은 마비성 패독을 일으키며 원인은 연안 오염으로 인한 적조현상을 일으키는 유독 플랑크톤이 만들어내는 독소다. 유독 플랑크톤을 섭취한 패류 체내에 축척되어 saxitoxin으로 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역시 내열성이 있어 주의해야한다.

  겨울철 시원한 국물과 소주 한잔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는 쉽지 않다. 여름철 식중독과 달리 겨울철에도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식중독의 위험은 있으니 주의할 일이다. 옛날 사람들도 복을 즐겨 먹었는지 삶을 때 주의 사항이 나와 있다. 삶을 때 노구솥을 가까이 하면 안되므로 황복을 매달아서 솥에 닿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물억새의 어린 싹이나 죽순, , 소루쟁이 와는 잘 맞는다고 나와 있다. 지금으로 본다면 강한 산성이나 알칼리 식품은 금속재 냄비보다는 내열 유리나 스텐냄비에 조리하는게 좋듯 주의를 준것 같아 재미있다.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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